우주 거대 집단, 은하단 충돌의 스케일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의 스케일 이해
우주는 별과 행성만으로 이루어진 공간이 아니라, 엄청난 규모의 우주 거대 집단들이 서로 중력으로 얽히고 충돌하며 진화하는 거대한 무대다.
특히 은하단 충돌은 우주에서 일어나는 사건 중에서도 가장 에너지가 크고, 시간과 공간의 스케일이 상상을 초월하는 현상으로 꼽힌다.
은하 하나만 해도 수천억 개의 별과 가스, 암흑물질로 이루어진 거대 구조인데, 이런 은하 수백~수천 개가 모인 은하단이 서로 맞부딪히는 장면은 말 그대로 우주의 “대륙 충돌”에 비견된다.
이 글에서는 우주 거대 집단의 구조와, 그 중에서도 은하단 충돌이라는 현상이 얼마나 거대한 스케일을 갖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천천히 풀어본다.
우주 거대 구조의 기본 개념
우주 거대 집단이란 무엇인가
우주 거대 집단은 단순히 하나의 은하나 별무리가 아니라, 중력으로 서로 묶여 있는 대규모의 구조를 통틀어 부르는 개념이다.
대표적으로 은하군, 은하단, 초은하단, 거대 필라멘트, 거대 벽, 보이드(거대 공허 영역) 등이 우주 거대 집단 또는 거대 구조의 범주에 포함된다.
우주를 매우 먼 거리에서 내려다본다고 상상하면, 우주는 균일한 안개가 아니라 거미줄과 비슷한 모양을 띠는 “코스믹 웹(cosmic web)” 구조를 가진다.
별과 은하들은 이 코스믹 웹의 선(필라멘트)과 매듭(은하단, 초은하단) 부분에 몰려 있고, 그 사이 사이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보이드가 자리 잡고 있다.
은하군, 은하단, 초은하단의 차이
우주 거대 집단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규모에 따라 어떻게 구분되는지 보는 게 도움이 된다.
아래 표는 대표적인 집단 구조를 간단히 비교한 것이다.
| 구조 유형 | 포함 은하 수 | 대표 크기(대략적인 지름) | 특징 |
|---|---|---|---|
| 은하군 | 수 개 ~ 수십 개 | 수백만 ~ 수천만 광년 | 우리 은하가 속한 국부은하군처럼 비교적 소규모 집단 |
| 은하단 | 수백 ~ 수천 개 | 수천만 ~ 수억 광년 | 뜨거운 가스와 암흑물질 헤일로를 가진 거대 중력 결합계 |
| 초은하단 및 거대 구조 | 여러 은하단과 필라멘트 | 수억 ~ 수십억 광년 | 코스믹 웹의 큰 뼈대를 이루는 구조 |
이처럼 은하군은 “동네 모임” 수준이라면, 은하단은 “광역 도시권”, 초은하단과 거대 필라멘트는 “대륙과 대륙을 잇는 대륙판”에 비유할 수 있다.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의 스케일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 계층 구조를 머릿속에 그려두는 것이 좋다.
은하단이란 어떤 존재인가
은하단의 구성 요소
은하단은 우주에서 가장 큰 중력 결합 구조 중 하나로, 크게 네 가지 구성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
- 수백~수천 개의 은하
- 은하 사이 공간을 채우는 뜨거운 성간가스(수천만도에 달하는 X선 방출 가스)
- 전체 질량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암흑물질 헤일로
- 은하단 중심부에 자리 잡은 초거대 타원은하 및 초대질량 블랙홀
겉으로 보기에는 반짝이는 은하가 은하단의 주인공처럼 보이지만, 실제 질량의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과 X선을 방출하는 뜨거운 가스가 차지한다.
즉, 은하단은 “빛나는 별들의 섬”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암흑 구조와 초고온 가스가 지배하는 엄청난 중력의 저수지라고 할 수 있다.
은하단의 크기와 질량 스케일
은하단의 크기는 보통 수천만에서 수억 광년 규모로, 빛이 한 바퀴 도는 데도 수억 년이 걸릴 정도로 거대하다.
질량도 태양 질량의 수백 조 배를 훌쩍 넘기 때문에, 은하단 주변의 시공간은 일반 은하에 비해 훨씬 깊게 휘어져 있다.
인간의 일상적 거리 단위로는 전혀 감이 오지 않지만, 대략적인 스케일은 다음과 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
- 우리 은하의 지름: 약 10만 광년 수준
- 대표적인 은하단의 크기: 우리 은하 지름의 수백~수천 배
- 은하단 질량: 태양 질량의 수백조~수천조 배 이상
이런 규모의 구조끼리 서로 끌어당기고 충돌한다는 점에서, 은하단 충돌은 우주 거대 집단이 만들어내는 궁극의 스케일 쇼라고 볼 수 있다.
우주 팽창 속에서도 왜 모여드는가
우주는 팽창하는데 구조는 커진다
우주는 전체적으로 팽창하고 있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은하들은 서로 멀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중력의 영향이 충분히 큰 지역 안에서는 은하와 은하단이 서로를 향해 모여들고, 심지어 충돌·합병을 반복한다.
이는 우주 팽창과 중력이 서로 다른 스케일에서 작용하기 때문이다.
- 매우 거대한 스케일(수십억 광년): 공간 자체의 팽창이 지배적
- 상대적으로 작은 스케일(수백만~수억 광년): 중력이 팽창 효과를 이기고 물질을 묶어 둠
따라서 우주는 전체적으로는 늘어나는 풍선 같지만, 그 안에는 중력이 지배하는 덩어리(은하단, 초은하단)가 군데군데 뭉쳐 있는 모양을 하고 있다.
코스믹 웹과 거대 필라멘트의 역할
우주 거대 집단의 배치를 이해하려면 코스믹 웹 구조를 떠올리면 좋다.
코스믹 웹은 다음 요소로 이루어진다.
- 필라멘트: 은하와 은하단이 줄지어 있는 실과 같은 구조
- 노드: 여러 필라멘트가 모이는 교차점, 거대 은하단과 초은하단이 위치
- 보이드: 거의 아무것도 없는 거대한 빈 공간
필라멘트를 따라 가스와 암흑물질이 흘러가며, 점점 더 큰 중력 우물, 즉 은하단과 초은하단으로 떨어져 쌓인다.
이 흐름 속에서 은하단은 덩치를 키우고, 때로는 다른 은하단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거대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
은하단 충돌의 기본 메커니즘
충돌 과정의 세 단계
은하단 충돌은 한 순간의 폭발이 아니라 수억 년에서 수십억 년에 걸친 느린 대격변이다.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세 단계로 설명된다.
- 접근 단계
- 서로 중력으로 끌어당기며 상대 속도가 점점 증가
- 두 은하단의 암흑물질과 뜨거운 가스 헤일로가 점차 겹치기 시작
- 실제 충돌 단계
- 가스 성분끼리는 정면 충돌하며 충격파와 고온 플라즈마를 형성
- 암흑물질은 상호작용이 거의 없어 서로를 스치듯 지나감
- 은하 개별 성분은 대부분 그대로 통과하지만, 중력 간섭을 크게 받음
- 이완 및 합병 단계
- 충돌 후 수억 년에 걸쳐 혼합된 가스가 재분포
- 두 은하단의 암흑물질 헤일로가 하나로 합쳐져 더 거대한 은하단 형성
- 중심부에 초거대 타원은하와 초대질량 블랙홀이 성장
이 과정에서 방출되는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며, 이는 우주의 대규모 구조 형성과 진화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단서가 된다.
상대 속도와 에너지 규모
은하단 충돌 시 상대 속도는 초속 수천 km에 이를 수 있다.
이는 지구의 궤도 속도나 우리 은하 내 별의 공전 속도보다 훨씬 큰 규모로, 질량까지 고려하면 엄청난 운동 에너지가 중력과 열, 충격파의 형태로 전환된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어떤 폭발이나 충돌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스케일로, 우주에서 관측 가능한 최대 에너지급 사건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우주 거대 집단의 스케일을 수치로 느끼기
거리 스케일: 광년과 메가파섹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의 스케일을 이해하려면 거리 단위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 광년: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
- 킬로파섹(kpc): 약 3,260광년
- 메가파섹(Mpc): 약 326만 광년
은하단 크기는 보통 수 Mpc, 즉 수백만~수천만 광년 단위로 표현된다.
두 은하단 사이 거리가 수십 Mpc 수준이라면, 이들이 서로 끌어당겨 충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쉽게 수십억 년을 넘어갈 수 있다.
시간 스케일: 인간 vs 우주
은하단 충돌은 보기에는 한 장의 정지 사진 같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느린 슬로 모션이다.
대략적인 시간 스케일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 현상 | 대표 시간 규모 | 비교 기준 |
|---|---|---|
| 인간 수명 | 수십 년 ~ 100년 내외 | 지구상의 개인 역사 |
| 문명사 | 수천 년 | 인류 문명 형성·발전 |
| 지질학적 변화 | 수백만 ~ 수억 년 | 대륙 이동, 산맥 형성 |
| 은하단 충돌 | 수억 ~ 수십억 년 | 우주 거대 집단의 재구성 |
이처럼 은하단 충돌은 인간의 눈으로는 거의 “정지된”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간 관측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진화를 추적할 수 있다.
대표적인 은하단 충돌 사례와 특징
총알 은하단과 같은 충돌 장면의 의미
은하단 충돌 연구에서 자주 언급되는 사례들은 서로 다른 성분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뜨거운 가스, 암흑물질, 별들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분리·분포하는 모습이 중요한 단서로 활용된다.
충돌 시,
- 뜨거운 가스: 마찰과 충격파로 인해 충돌 지점에서 멈추고 가열
- 암흑물질: 상호작용이 거의 없어 서로를 통과하며 위치가 앞으로 치고 나감
- 은하: 대부분 별들끼리 직접 충돌하지 않고 통과하지만, 중력 렌즈 효과와 운동 분포로 정체를 추적
이러한 관측은 암흑물질이 빛과는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지만 중력적으로는 분명한 존재라는 점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한다.
다양한 유형의 은하단 충돌
은하단 충돌이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식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접근 경로, 질량 비율, 각도, 속도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 정면 충돌: 두 은하단이 거의 직선 상에서 마주보며 충돌
- 비스듬한 충돌: 측면으로 스치듯 겹치며 복잡한 꼬리 구조 형성
- 다중 충돌: 세 개 이상의 은하단이나 그룹이 연속적으로 합류
이 다양한 시나리오는 우주 거대 집단의 형성 역사가 단순한 병합 하나가 아닌, 수많은 작은 합병과 큰 합병이 겹친 결과라는 점을 보여준다.
은하단 충돌이 은하에 미치는 영향
개별 은하는 어떻게 변하는가
은하단 충돌은 은하단 전체 스케일에서는 느리고 넓게 일어나지만, 개별 은하 차원에서는 상당히 극적인 환경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충돌로 인해 은하단 내 가스 밀도와 온도, 압력이 변하면서 각 은하 주변의 가스가 깎여 나가거나, 별 탄생 활동이 촉진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영향은 다음과 같다.
- 램 압력 박리: 은하단 내 뜨거운 가스를 가르며 달리는 은하의 가스가 밀려나가는 현상
- 조석 교란: 중력 차이로 인해 은하의 팔과 외곽 구조가 늘어나거나 찢김
- 별 탄생 폭발: 가스가 압축되면서 은하 내 특정 구역에서 별 탄생률이 급상승
이러한 과정은 은하단 안에 있는 은하들의 모양과 색을 바꾸며, 장기적으로는 푸른 나선은하 대신 오래된 별이 많은 붉은 타원은하가 지배적인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은하단 환경의 ‘쿨링’과 ‘퀜칭’
은하단 충돌 후에는 뜨거운 가스가 재분포하며 장기적인 냉각(cooling) 과정을 겪는다.
가스가 서서히 냉각되면 별 탄생을 위한 연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너무 뜨겁게 유지되면 오히려 은하들이 가스를 잘 끌어오지 못해 별 탄생이 억제(퀜칭)되기도 한다.
또한 은하단 중심부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방출하는 에너지가 은하단 가스를 다시 가열해, 별 탄생을 장기적으로 억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즉, 은하단 충돌은 새 별을 많이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별 탄생을 막아버리는 ‘조기 노화 장치’ 역할을 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암흑물질과 우주 거대 집단 연구
은하단 충돌이 암흑물질 연구에 중요한 이유
암흑물질은 빛을 내지도, 흡수하지도 않아 직접 볼 수 없지만 중력을 통해 존재를 추론할 수 있다.
은하단 충돌은 암흑물질이 어떤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자연 실험장과 같다.
충돌 후 가스와 은하, 암흑물질의 위치가 서로 달라지는 모습을 통해,
- 암흑물질이 서로 부딪히는지(자기 상호작용)
- 일반 물질과 어느 정도까지 상호작용하는지
- 암흑물질의 분포와 질량이 얼마나 되는지
를 추정할 수 있다.
이는 우주 거대 집단이 단순히 “규모가 큰 구조”를 넘어, 우주 물질 구성 비율과 중력 이론을 시험하는 실험실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력 렌즈 효과와 질량 분포 지도
은하단 충돌에서는 중력 렌즈 효과가 강하게 나타난다.
질량이 매우 큰 은하단은 주변 공간을 휘게 만들어, 뒤에 있는 은하나 퀘이사가 왜곡된 이미지로 관측되도록 한다.
이 중력 렌즈를 정밀하게 분석하면, 빛을 내지 않는 암흑물질까지 포함한 전체 질량 분포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우주 거대 집단의 구조, 은하단 충돌의 진행 정도, 암흑물질의 모양과 퍼짐 정도를 매우 정밀하게 복원할 수 있다.
초은하단과 거대 필라멘트 충돌의 상상
은하단보다 더 큰 구조의 충돌
은하단 충돌도 이미 엄청난 스케일이지만, 우주에는 그보다 더 큰 초은하단, 거대 필라멘트, 거대 벽 구조가 있다.
이 거대 구조들은 수억~수십억 광년에 이르는 길이와 폭을 가지며, 수백~수천 개의 은하단과 필라멘트를 포함한다.
이렇게 거대한 구조들이 서로 접근하고 충돌한다면, 그 과정은 우주 전체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초대형 사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 스케일이 워낙 길기 때문에, 현재 인류가 관측할 수 있는 것은 그 중 일부 구간에 불과하다.
코스믹 웹 재구성과 우주의 장기 진화
초은하단과 필라멘트, 거대 벽과 보이드 사이의 역학 관계는 우주의 장기적인 미래 모습을 결정한다.
암흑에너지의 영향이 점점 커지는 우주에서, 중력이 지배하는 영역은 코스믹 웹의 노드와 필라멘트에 집중되고, 보이드 영역은 더 비어 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장기적으로는, 거대 구조 내부에서는 은하단과 은하들이 계속 합쳐져 더 거대한 구조를 만들고, 외부와는 점차 인과적으로 단절되어 고립된 “섬 우주”처럼 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우주의 먼 미래를 미리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관측 방법과 다중 파장 연구
X선, 라디오, 가시광, 중력파까지
은하단 충돌은 다양한 파장에서 서로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어떤 파장에서 무엇을 보는지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관측 파장 | 주요 관측 대상 | 얻을 수 있는 정보 |
|---|---|---|
| 가시광/근적외선 | 은하, 별들의 분포 | 은하 위치, 형태, 속도분포 |
| X선 | 수천만 도의 뜨거운 성간가스 | 가스 밀도, 온도, 충격파 구조 |
| 라디오 | 상대론적 전자와 자기장 | 충돌로 인한 입자 가속과 거대 제트, 할로 |
| 중력 렌즈 분석 | 빛 왜곡 패턴 | 암흑물질 포함 전체 질량 분포 |
이처럼 여러 파장의 관측을 결합하면, 은하단 충돌이라는 거대한 퍼즐의 각 조각을 맞추듯 전체 그림을 재구성할 수 있다.
수치 시뮬레이션의 역할
관측은 특정 시점의 “사진”을 제공하지만, 충돌 전체 과정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수치 시뮬레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초기 조건: 두 은하단의 질량, 속도, 각도, 가스량, 암흑물질 비율 등을 설정
- 진화 계산: 중력, 유체 역학, 냉각, 별 형성, 피드백 등을 포함해 시간에 따라 계산
- 결과 비교: 시뮬레이션 결과를 실제 관측 이미지, 스펙트럼, 렌즈 효과와 대조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의 스케일과 물리 과정을 점점 더 정교하게 이해하게 된다.
인류와 우리 은하의 관점에서 보는 은하단 충돌
우리 은하와 국부 환경
우리 은하는 국부은하군이라는 작은 은하군에 속해 있으며, 더 큰 스케일로 보면 초은하단과 거대 구조의 일부를 이룬다.
장기적으로는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수십억 년 후 충돌·합병하여 하나의 거대 타원은하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도 개별 별들이 직접 부딪힐 가능성은 극히 낮다.
별 사이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에, 은하 충돌의 핵심은 별과 별의 정면 충돌이 아니라, 중력에 의한 궤도 변화와 가스 분포 변화, 블랙홀 성장과 같은 대규모 구조 변형에 있다.
인류 문명과 우주 거대 스케일의 간극
인류 문명은 고작 수천 년, 관측 천문학의 역사는 수백 년에 불과하다.
그에 비해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의 시간 스케일은 수억~수십억 년에 이른다.
따라서 인류는 거대한 연극의 한 장면만을 사진처럼 포착해 해석하는 셈이며, 완전한 영화 전체를 보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다양한 파장의 관측과 정교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그 한 장면에서 전체 줄거리를 추론하고, 우주의 과거와 미래를 가늠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우주 거대 집단과 인간적 상상력
스케일 차이에서 오는 경외감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의 스케일을 이해하려 할수록, 인간의 일상적인 기준이 얼마나 작은지 실감하게 된다.
은하단 충돌은 인간의 역사 전체를 한순간에 압축해도 티 나지 않을 정도의 시간과 거리에서 일어나며, 그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나 이 엄청난 스케일 속에서도, 인간은 관측과 이론, 수학과 컴퓨터의 힘으로 그 구조와 진화를 서서히 밝혀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느끼는 경외감과 호기심은, 과학을 넘어 철학과 예술, 인문학적 상상력까지 자극하는 중요한 원천이다.
블로그 독자로서 상상해 볼 지점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을 떠올리며, 다음을 상상해 볼 수 있다.
- 수억 광년에 걸친 거대 필라멘트가 느리게 뒤틀리며 서로를 향해 이동하는 장면
- 은하단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뜨거운 가스가 거대한 활 모양의 충격파를 만들어내는 모습
- 암흑물질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가스를 통과해 앞으로 튀어나간 뒤, 다시 거대한 중력 우물을 만드는 과정
이 모든 장면은 인류의 수명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시간에 걸쳐 펼쳐지지만, 망원경과 시뮬레이션 속에서는 압축된 형태로 우리의 눈앞에 나타난다.
이런 상상을 통해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의 스케일이 조금 더 피부에 와 닿는다면, 이미 이 글의 목적은 상당 부분 달성된 셈이다.
자주 묻는 질문(FAQ)
Q1. 은하단 충돌은 ‘폭발’처럼 순식간에 일어나나요?
A1. 은하단 충돌은 영화 속 폭발 장면과 달리, 수억~수십억 년에 걸쳐 천천히 진행되는 과정이다. 인간의 시간 감각으로는 거의 정지한 것처럼 보이지만, 큰 스케일에서 보면 계속해서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Q2. 은하단이 충돌할 때 별끼리도 많이 부딪히나요?
A2. 별 사이 거리가 워낙 멀기 때문에, 은하단이나 은하가 충돌해도 개별 별끼리 직접 부딪힐 확률은 매우 낮다. 대신 별의 궤도, 가스 분포, 블랙홀 성장 등 대규모 구조가 크게 변하는 것이 핵심이다.
Q3. 왜 우주는 팽창하는데 은하단은 서로 충돌하나요?
A3. 우주 전체적으로는 공간이 팽창하지만, 중력이 충분히 강한 영역 안에서는 팽창보다 중력이 더 우세하다. 그 결과, 은하단처럼 거대한 구조는 서로를 향해 끌려가 충돌과 합병을 반복한다.
Q4. 은하단 충돌이 암흑물질 연구에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4. 충돌 시 가스, 은하, 암흑물질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분리·이동하기 때문에, 위치와 움직임을 비교하면 암흑물질의 분포와 상호작용 특성을 추정할 수 있다. 이것은 암흑물질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매우 강력한 단서가 된다.
Q5. 우리 은하는 은하단 충돌에 직접 관여하나요?
A5. 우리 은하는 현재 비교적 작은 은하군에 속해 있어 은하단 규모의 충돌과는 거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드로메다와 충돌·합병할 예정이다. 이 과정 역시 우주 거대 집단 진화의 일부로 볼 수 있다.
Q6. 은하단 충돌은 생명체나 문명에 영향을 줄 수 있나요?
A6. 아주 국지적인 영역에서는 방사선 환경이나 중력 교란이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스케일이 너무 커서 개별 행성 수준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블랙홀 활동 강화나 은하 중심 폭발 등은 간접적인 환경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Q7. 앞으로도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은 계속되나요?
A7. 암흑에너지로 인한 우주 팽창이 가속되더라도, 이미 중력으로 결합된 영역 안에서는 충돌과 합병이 계속될 것이다. 코스믹 웹의 노드와 필라멘트 내부에서는 거대 구조들이 서서히 더 큰 구조로 합쳐지는 과정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Q8. 이런 거대한 스케일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A8. 우주 거대 집단과 은하단 충돌의 스케일을 생각해 보면, 인간의 삶이 작게 느껴지면서도 동시에 그 우주를 이해하려는 인간의 호기심과 지성이 얼마나 특별한지 깨닫게 된다. 이 경외감이야말로 과학과 철학, 예술을 동시에 자극하는 강력한 동력이며, 앞으로 더 넓은 우주를 탐험해 보고 싶은 마음을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킨다.